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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산행(전주, 2017, 7월초), 정감가는 산

나들이예찬/그 산길을 따라

by 산삐아노 2017. 7.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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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버지의 산행기를 참고해 그 걸음 따라걷기 세 번째 산행, 전주 모악산 오르기.

지난 겨울에 소요산(의정부), 봄에 광덕산(천안, 아산), 그리고 올여름에는 모악산(전주).


전북도립공원이라는 모악산은 기운이 좋은 산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마침 전주 놀러 갈 일이 생겨서 일정에 하루는 모악산 산행을 즐기기로 했다.

7월초의 변덕스러운 일기 때문에 과연 산행이 가능할지 의심했지만

당일날 산행 동안 소나기는 내리지 않았다. 

산길이 전체적으로 약간 젖어 있었지만 모악산은 도립공원이라서 그런지 거적을 등산로에 깔아두어서 진흙탕에 미끌어질 일도 없었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산행이었다. 


이번 모악산 산행코스는 전북도립미술관행 버스를 타고 종점이 전북도립미술관에서 내려서

선녀계곡-대원사-수왕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고 

하산길에는 비단길로 해서 금산사를 들러 내려오는 것으로 정했지만,

비단길쪽 길이 미끄러워 위험할 것 같아서 예정과 달리 같은 길로 하산했다.

아쉬움이 크지마 산에서는 과욕을 부리지 말고 겸손할 것의 원칙을 지킨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고 이번 산행은 사진이 거의 없다. 

가지고 간 카메라의 충전기를 챙기지 않아 전주여행 도중 밧데리가 나가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글로 적는 산행기로 대신해 본다. 


일단 비가 많이 오면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그림구경이나 하자고 시작한 산행이었지만

일기가 예보와 달리 나쁘지 않아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오르기 전 로컬푸드 매장을 들러서 빵을 하나 샀다. 

사실 소금과 밀가루로 만든 말 그대로 '빵'을 사고 싶었지만

빵집 아저씨, 설탕이 안 들어간 빵이 어딨냐?며 어이없는 소리를 하셔서 기분이 확 상했다. 

빵이란 것이 원래 설탕,버터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구만, 뭔 헛소리신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이 이런 이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다. 

참고로 우물 안 개구리가 만드신 빵 답게 맛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하간 기분은 잡쳤지만 빵을 사서 산을 올랐다. 

삼존불로 유명한 대왕사를 둘러보고 수왕사 암자로 가서 치유의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녹음된 낭랑한 염불소리에 귀를 열어놓고 치유의 기운을 받으면서 정상을 향했다. 

가는 도중, 모악산을 수시로 찾는다는 전주분을 만나 잠깐 이야기도 나누고 빵도 나눠먹고 다시 정상으로.


사실 모악산 정상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곳에 있었다. 

KBS송신소가  모악산 정상을 차지하고 있어 정작 정상은 그 꼴이 우스워졌다. 

하지만 정상에 도착하기에 앞서 전망대가 나오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풍경이 나쁘지 않다. 

간간히 빗방울을 뿌려대는 날씨, 먹구름이 덮힌 하늘이 말해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이저수지 풍경, 안개까지 껴 있어 뭔가 운치가 있다. 

전망대에 있는 동안 잠깐 햇살이 나기도 했다. 

빨간으로 표시한 길이 내가 오르고 내린 길이고 

하늘색으로 표시한 길이 예정했지만 가지 못한 길이다.

다시 봐도 아쉽긴 하네...

보시다시피 송신탑이 보이는 그곳이 정상.

결국 정상에서는 모악산 이름자 적힌 돌덩어리와 저 흉물스러운 송신탑과의 기념촬영.

어찌 송신탑 만나러 간 듯.


이날 정상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하산길을 알려주었는데,  서울수도권 청년들과는 참으로 다르다 싶었다. 

말로 천냥빚 갚는다고나 할까. 

아무튼 모악산에서 만난 사람들, 다들 재미있고 좋았다. 

위 사진들을 찍은 동행한 친구를 내 어머니로 오해해서 나를 보고 노인을 제대로  동행하지 못한다고 질책하신 70대 할아버지분도 우리에게 큰 웃음을 안겨줬다. 


대원사, 수왕사의 모악산 산행길은 오르기도 내리기도 쉬운 길로 생각된다. 

누구나 도전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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