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우치 가오루와 후지이 가오리가 지은 로맨스판타지소설,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한다?]는

이 땅에서 번역출판된 지도 벌써 9년이 된 오래된 일본소설이다.


도서관의 서가를 기웃거리다가 책 제목이 황당스러워서 뽑아든 책인데,

책의 목차를 훑어보다 보니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첫 번째 파트의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아 읽게 되었다.

혜화동에 위치한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고양이책 전문서점의 이름이 참으로 신기하다 내내 생각해오던 터였다.

어쩌면 이 책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아무튼 이 일본 소설은 일본인 작가인 도오루와 외국인 신부였던 샨린간의 로맨스 소설이자 

슈뢰딩거의 고양이인 에오윈에 의한 과거로의 공간이동을 담은 판타지 소설이다.


문이 잘 닫힌 도오루 집에 갑작스레 나타난 고양이, 

도오루의 삶에 갑자기 뛰어들기는 샨린도 마찬가지다. 

도오루는 길가다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었다. 그 여자가 바로 샨린. 

샨린의 입장에서는 도오루 역시 그녀의 삶에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이다.

아무튼 이 세 존재가 서로 어떤 시점에 갑자기 만나 서로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에오윈은 샨린이 지어준 에르빈의 변형된 이름이다. 

이 고양이는 두 사람의 대화 속 과학자의 공간으로 이끌고 간다.

그래서 슈뢰딩거, 그리스 안티키테라섬의 기계, 콘라드 로렌츠, 길릴레오, 일본인 수학자 세키 다카카즈, 마리 퀴리, 아인슈타인의 공간을 방문한다.

양자 역학에 의하면 양자가 서로 다른 곳에 존재한다 하듯,

소설 속 주인공들도 현재 공간에 머물면서 과거공간으로 들어간다.

물론갈릴레이의 손가락을 훔친 피렌체에 이들은 머물지 않고 바로 과거에서 일본의 도오루 집으로  온다는 것은 어찌 된 일인지...?


어쨌거나 도오루는 과거공간을 다녀올 때마다 전리품을 가지고 오고,

마지막에는 샨린의 죽음을 바꾸어놓기까지 한다. 


소설이 썩 재미있지는 않지만, 

에오윈이란 고양이가 매개가 되어 과거의 공간으로 들어갔다 나왔다한다는 설정은 재미나다.

해질 무렵 에오윈의 황금색과 푸른빛의 눈동자가 에메랄드 빛으로 바뀌면서 

미근한 바람이 불고 주인공들은 깊은 어둠과 바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 과거의 공간으로 이동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서점이 에르빈 슈뢰딩거의 유명한 사고실험에 등장하는 고양이를 서점 이름으로 삼은 것이 좀 생뚱맞다 싶었는데,

그 의문이 좀 풀린다. 

현재의 어려움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고양이, 

흥미로운 공간이동을 시켜주는 고양이,

그런 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서점.

바로 수많은 고양이 책들이 그런 경험을 안겨주리라는 꿈과 희망을 안고 서점을 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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