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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팔꽃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6. 9. 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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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예상치 못한 선물이 주어진다.


지난 봄에 둥근잎 유홍초의 씨앗을 뿌려두고 이제나 저제나 피어날까 기다렸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싹이 트고 잎이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둥근잎 유홍초 잎이려니 생각했다.

하트모양의 잎.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세갈래로 갈라진 잎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둥근잎 유홍초잎이려니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습관적 믿음이 객관적인 판단을 흐리게 한 것이 분명하다.


역시나 잎만 무성하고 꽃은 피지 않았다.

폭염이 계속되는 동안 물이 부족하면 잎이 시들고

다시 물을 주면 잎이 기운을 되찾고 했다.


그리고 추석날.

나는 물을 주려고 베란다에 나갔다.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진 거다.


파란색 나팔꽃이 나를 향해 방긋 웃는 것이 아닌가.

나는 눈을 의심했다.

이 나팔꽃은 뭐지?


그제서야 우리집에 피어난 그 무성한 나팔꽃잎이 

둥근잎 유홍초가 아니라 미국 나팔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잎은 전형적인 미국나팔꽃 잎이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파란나팔꽃이 한 송이 더 있다.

그리고 꽃봉오리가 너무 많다.


앞으로 더 많은 나팔꽃이 필지도 모르겠다.


나는 파란 나팔꽃을 좋아하는데

(물론 미국나팔꽃은 아니다)

비록 미국나팔꽃이긴 해도 파란 나팔꽃이 핀 것이 정말 기뻤다.

추석날 하늘이 보내준 선물같은 기분이었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키우시던 파란 나팔꽃이후

이렇게 집안에서 나팔꽃을 보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하얀나팔꽃 씨앗도 뿌려보고

둥근잎 유홍초씨앗도 뿌려보고 했지만

꽃은 단 한송이도 피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파란 나팔꽃이 피다니!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벅찬 현실이라고 할까.


당분간 파란 나팔꽃을 즐기며 가을을 맞이할 것을 생각하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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