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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사노라면

by 산삐아노 2016. 7. 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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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소통은 항상 어렵다.


일하고 돌아오는 늦은 시간, 횡단보도 앞에서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길을 잃고 도로를 향해 쉼없이 기어가는 지렁이를 발견했다.

길을 잃고 방황하면 잘못된 길을 가다 목숨을 잃는 지렁이가 어디 한 둘일까?

그냥 못본 척할까?하는데,

곁에 있던 친구가 나보고 지렁이를 살려주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지렁이에 대한 혐오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터라

손으로 덥썩 집어서 흙으로 돌려보내줄 용기는 없다.

나는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지렁이를 돌려보낼까 하는데

지렁이가 공포에 떨며 몸을 움츠리는 통에 도무리 도와줄 수가 없다.

이렇게 의사소통이 안 되서야...

나뭇가지로 지렁이를 들어서 옮기는 것을 포기하고

주변에 떨어져 있던 비닐봉지를 주워서 지렁이를 포획하기로 했다.

다행히 성공해 지렁이를 무사히 안전한 흙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지렁이와 씨름하느라 횡단보도 앞에서 한참을 지체했다.

귀가시간이 한참 늦었지만 그래도 한 생명을 구했으니... 하면서 스스로를 칭찬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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